미국인이 못 사는 중국차, 로보택시로는 타고 있다 — 웨이모 오하이의 정체

지커 믹스가 '웨이모 오하이'가 되기까지 — 관세 102.5%를 내고도 재규어의 절반값인 이유

By 수수

안녕하세요. 수수입니다.

2026년 8월 19일, 웨이모가 신형 로보택시 오하이(Ojai)를 샌프란시스코·피닉스·LA에서 모든 승객에게 개방했습니다.

그런데 이 차, 중국산입니다. 정확히는 지커(Zeekr)의 전기 미니밴 ‘믹스(MIX)’가 원형입니다.

앞서 왜 미국인은 값싼 중국 전기차를 못 살까에서 미국이 관세와 규제로 중국 전기차를 어떻게 막아왔는지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이 매일 잡아타는 로보택시가 중국에서 건너온 차입니다.

사면 안 되는데, 타는 건 된다. 이 모순이 어떻게 성립하는지 뜯어보겠습니다.


목차


🚕 1. 이름의 계보 — 믹스에서 오하이까지

샌프란시스코 미션 스트리트를 지나는 웨이모 오하이 2026년 7월, 샌프란시스코 미션 스트리트의 웨이모 오하이. 사진: Daniel Lu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이 차는 이름이 네 번 바뀌었습니다.

2021.12  웨이모–지커 협력 발표 (이름 없음)
   ↓
2022.11  Zeekr M-Vision  — 컨셉카로 공개
   ↓
2025.01  Zeekr RT        — CES 2025 전시 명칭
   ↓
2026.01  Waymo Ojai      — 개명, 캘리포니아 오하이 시(市)에서 따옴

개명 시점은 2026년 1월 7일입니다. 웨이모 대변인 크리스 보넬리가 밝힌 이유는 이렇습니다.

“미국 대중에게 지커라는 브랜드는 익숙하지 않다.”

표면적으로는 브랜드 인지도 문제입니다. 다만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시점에 중국 브랜드명을 차에서 떼어낸 것이 전략적으로도 유리했으리라는 해석이 함께 붙습니다.


🚐 2. 원본 — 지커 믹스는 어떤 차인가

오토 차이나에 전시된 지커 믹스 2024년 오토 차이나의 지커 믹스. 앞뒤 도어를 모두 열면 B필러가 없어 옆면이 통째로 뚫린다. 사진: JustAnotherCarDesigner / Wikimedia Commons, CC0

지커 믹스는 2024년 10월 23일 항저우에서 정식 출시된 중국 내수 전용 전기 미니밴입니다.

항목 제원
전장 × 전폭 × 전고 4,688 × 1,995 × 1,755 mm
휠베이스 3,008 mm
플랫폼 SEA-M
배터리 76kWh LFP / 102kWh NMC
주행거리 702km (102kWh, CLTC)
급속충전 5.5C, 10→80% 10.5분
좌석 5인승, 앞좌석 270도 회전
가격 약 39,250달러부터 (중국)

전장이 4,688mm면 아반떼보다 조금 긴 정도인데 휠베이스가 3,008mm입니다. 카니발(3,090mm)에 육박합니다. 차체 대부분을 실내로 쓰는 원박스 설계입니다.

진짜 특이한 건 문입니다

  • 뒷문은 뒤로 슬라이딩
  • 조수석 문은 앞으로 슬라이딩
  • 운전석 문만 일반 여닫이
  • 앞뒤 문을 다 열면 B필러가 없어 옆구리가 통째로 열립니다

여기에 앞좌석이 270도 회전해 뒤를 보거나, 서로 마주 보거나, 문 쪽을 향하게 할 수 있습니다. 외관은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에서 영감을 받은 ‘캡슐’ 디자인이라고 지커는 설명합니다.

💡 이 설계가 왜 중요하냐면 — 운전자가 없는 차에 최적화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B필러가 없으면 타고 내리기가 압도적으로 편하고, 회전 시트는 운전대가 없어야 의미가 생깁니다. 지커 믹스는 애초에 로보택시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차의 민수용 버전에 가깝습니다.

같은 지커 브랜드의 SUV는 이전에 따로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 지커 7X 리뷰


🤖 3. 오하이 — 믹스에 웨이모의 뇌를 얹다

베이쇼어 차고지의 웨이모 오하이 샌프란시스코 베이쇼어 차고지에 대기 중인 오하이. 지붕과 펜더에 달린 센서 모듈이 보인다. 사진: Dllu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항목 내용
형태 B필러 없는 4도어 미니밴
좌석 2+3 구성, 실사용 4명 (운전석 미사용)
배터리 93kWh
출력 268hp 영구자석 동기모터
라이다 4개
레이더 6개
카메라 13개 이상 (17MP 이미징)
와이퍼 10개
자율주행 6세대 웨이모 드라이버
실내 새 UI + 제미나이 기반 차량 내 어시스턴트

와이퍼가 10개인 게 눈에 띕니다. 유리창용이 아니라 센서 렌즈를 닦기 위한 것입니다. 로보택시는 카메라가 흐려지면 그대로 눈이 머는 셈이라 이런 설계가 들어갑니다.

실제로 타본 사람들의 평

자율주행 분야 오랜 논평가인 브래드 템플턴(포브스)이 8월에 오하이를 타보고 남긴 인상은 이렇습니다.

  • 기존 웨이모 차량보다 넓고 타고 내리기 쉽다
  • 화면과 소소한 편의 기능이 많고 시야가 좋다
  • 운전대를 빼면 5인승, 4명까지는 아주 편안하다

그러면서 테슬라 사이버캡이 2인승이라는 점과 대비시킵니다. 그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차량 원가가 아직 결정적 변수가 아닌 지금 단계에서 웨이모는 승차 경험과 브랜드에 투자하고 있고, 원가가 진짜 승부처가 되는 건 서비스가 대규모로 확장되는 2030년대라는 것입니다.


💰 4. 관세 102.5%를 내고도 남는 장사

여기가 이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웨이모는 2024년 이후 LA항을 통해 3,200대 이상의 지커 차량을 들여왔습니다. 그중 2,600대 이상이 2026년에 집중됐고, 8월 기준 메사(애리조나) 공장에서만 500대 이상이 목격됐습니다.

적용 관세율은 약 102.5%, 일부 집계로는 127.5%입니다. 차값만큼 세금을 또 내는 셈입니다. 그런데도 계산이 맞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웨이모 재규어 I-PACE 오하이 이전 웨이모의 주력이던 재규어 I-PACE. 대당 20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사진: Mliu92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항목 오하이 (지커) 재규어 I-PACE
차량 원가 $38,000 (닝보 출고) $75,000
관세 (102.5%) +$39,000
차량 소계 $78,000 $75,000
자율주행 하드웨어 $25,000 (6세대) $125,000
대당 합계 약 $103,000 약 $200,000

관세를 두 배로 얻어맞고도 절반값입니다.

수치를 뜯어보면 승부가 갈린 지점이 명확합니다. 차값은 관세 때문에 오히려 비슷해졌습니다($78,000 vs $75,000). 차이를 만든 건 자율주행 하드웨어 원가입니다. 12만 5천 달러에서 2만 5천 달러로, 5분의 1로 떨어졌습니다.

로보택시 원가 경쟁의 승부처는 차가 아니라 센서와 컴퓨트라는 걸 이 표가 보여줍니다. 라이다·레이더·카메라 가격이 무너지는 속도가 사업 모델의 성패를 결정합니다.

리서치 회사 모펫나탄슨은 웨이모가 연말까지 오하이 5,000대를 들여올 것으로 전망합니다. 현재 재규어 전체 대수의 두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 5. 폴스타는 쫓겨났는데 웨이모는 왜 되나

가장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폴스타의 퇴출

2026년 6월, 미국 상무부는 커넥티드 차량 규정(Connected Vehicle Rule)을 근거로 폴스타의 2027년형 판매를 불허했습니다. 폴스타는 미국 시장 철수를 발표했습니다.

이 규정은 중국·러시아와 “충분한 연결고리(sufficient nexus)”를 가진 커넥티드 차량을 금지합니다. 소프트웨어 조항은 2027년형부터 적용됩니다.

여기서 묘한 지점은 폴스타와 볼보 모두 지리(Geely) 계열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볼보는 면제를 받았고 폴스타는 거부당했습니다. 양측 모두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웨이모의 통과 방법 — 분해 수입

지커도 같은 지리 계열입니다. 그런데 오하이는 통과했습니다. 구조는 이렇습니다.

닝보(중국) 지커 공장
   │  차체 · 배터리 · 구동계만 생산
   │  ★ 커넥티비티 하드웨어와 센서는 아예 미장착 상태로 선적
   ↓
메사(애리조나) — 웨이모 + 마그나(Magna) 합작 공장
   │  미국산 컴퓨트 · 커넥티비티 · 센서 장착
   │  6세대 웨이모 드라이버 통합
   ↓
샌프란시스코 · 피닉스 · LA 투입

웨이모 대변인의 표현이 정확합니다.

“지커는 커넥티비티 하드웨어나 센서 없이 기본 차량만 중국 공장에서 선적한다.”

규정이 금지하는 대상은 중국산 커넥티비티·자율주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이지 차체 자체가 아닙니다. 그래서 “중국산 껍데기 + 미국산 두뇌”라는 조합이 성립합니다. 참고로 이 메사 공장은 올해 말부터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자율주행 개조도 맡습니다.

그런데 안심할 상황은 아닙니다

  • 2026년 2월 — 상원 청문회에서 버니 모레노 의원이 웨이모와 지리·지커의 관계를 정면 비판하며 중국산 자동차 하드웨어 및 파트너십 제한을 요구
  • 법안 S.4429 — 중국 연계 기업이 “설계하거나 제조한” 커넥티드 차량의 수입·제조·판매·재판매를 2027년부터 전면 금지하는 내용

법안의 문구가 핵심입니다. 지금 웨이모의 논리는 “중국이 만든 건 차체뿐”인데, S.4429는 “설계하거나 제조한(designed or made by)”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통과되면 지금의 우회로가 그대로 막힙니다.


🇰🇷 6. 한국 입장에서 볼 지점

첫째, 현대차의 자리입니다. 웨이모의 다음 파트너는 현대차 아이오닉 5이고, 같은 메사 공장에서 개조됩니다. 지커가 규제로 막히면 그 자리를 채울 후보가 됩니다. 다만 현대차는 차량 공급자이지 자율주행 스택 보유자가 아니라는 점은 짚고 가야 합니다.

둘째, “제조는 중국, 두뇌는 미국”이라는 분업 모델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증명입니다. 앞서 안유화 원장 인터뷰 정리에서 나온 이야기 — 중국 기업들이 관세를 피해 제3국 생산으로 우회하고, 한국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흐름과 정확히 맞물립니다. 오하이는 그 반대편 사례입니다. 중국에서 껍데기만 받고 핵심을 자국에서 붙이는 방식이죠.

셋째, 로보택시 원가의 진실입니다. 자율주행 하드웨어가 $125,000 → $25,000이 됐다는 건, 이 사업이 실험에서 사업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웨이모는 주당 50만 건 이상의 유료 운행을 소화하며 연말 주 100만 건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웨이모 진출 이야기는 따로 정리해둔 글이 있습니다. → 구글 웨이모 한국 진출 총정리


🧭 정리

항목 내용
정체 지커 믹스(SEA-M 플랫폼) 기반, 2026년 1월 ‘오하이’로 개명
현황 2026년 8월 19일 SF·피닉스·LA 전면 개방, 약 300대 운행
규모 3,200대 이상 수입, 연말 5,000대 전망
원가 대당 약 $103,000 — 재규어 I-PACE의 절반
결정적 변수 차값이 아니라 자율주행 하드웨어 원가 $125K → $25K
규제 통과법 중국에서 차체만, 커넥티비티·센서는 미국 메사에서 장착
리스크 S.4429 법안 통과 시 “설계 또는 제조” 기준으로 차단 가능

미국은 중국 전기차에 100%가 넘는 관세를 매기고, 커넥티드 차량 규정으로 지리 계열 폴스타를 쫓아냈습니다. 그런 나라의 대도시에서, 사람들이 매일 중국에서 건너온 차를 불러 타고 있습니다.

차를 파는 건 막았지만, 서비스를 태우는 건 못 막았습니다. 규제가 상품의 국적을 따지는 동안 산업은 부품 단위로 쪼개져 국경을 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참고 자료

이미지 출처

이미지 저작자 라이선스
커버 — 미션 스트리트의 오하이 Daniel Lu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지커 믹스 (오토 차이나) JustAnotherCarDesigner / Wikimedia Commons CC0 1.0
베이쇼어 차고지의 오하이 Dllu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웨이모 재규어 I-PACE Mliu92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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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의 수치는 외신 보도와 리서치 회사 추정치를 정리한 것으로, 웨이모·지커가 공식 발표한 원가가 아닙니다.

Categories: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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