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대학은 '이렇게' 바뀌어야 산다 — 난양공대 조남준 교수

순위 바깥에서 아시아 1위로 — 난양공대의 변화, 변환경제, 그리고 AI 시대 인재상

By 수수

안녕하세요. 수수입니다.

토목 공학 → 재료 공학 → 의대 박사 → 신약 스타트업까지. 경력만 봐도 “이 사람 뭐 한 거야?”라는 반응이 나올 법한 분이 있습니다.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TU) 조남준 교수입니다.

3프로TV 주말 인터뷰에서 조남준 교수가 던진 이야기는 단순한 대학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AI 시대에 어떤 인재가 살아남고, 대학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며, 우리가 ‘쓰레기’라고 부르는 것이 왜 미래의 자원인지까지 — 꽤 깊은 이야기입니다.

목차


30초 핵심 요약

  • 난양공대의 비결: 교수 50% 구조조정 후 천 명 신규 채용 → 20년 만에 아시아 1~2위
  • 대학의 기능 전환: 지식 전달 → 산업 밀착형 연구 + 인재 양성
  • 교수의 역할 변화: 티칭 → 멘토링 (다양한 경험을 가진 교수가 필요)
  • AI 시대 인재상: “Why”를 질문할 수 있는 사람, 융합적 사고를 하는 사람
  • 변환경제: 쓰레기를 천 배, 만 배 가치 있는 것으로 변환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 꽃가루 연구: 공해로 여겨지던 꽃가루에서 자외선 차단제, 신약 전달체 개발

조남준 교수는 누구인가

항목 내용
소속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NTU) 교수
학부 토목 공학
석사 재료 공학
박사 화학 공학 → 의대에서 연구
현재 재료 공학 교수 + 신약 개발 스타트업(루카 AI셀) 운영
저서 『대학의 미래는 싱가포르에 있다』

한 가지를 연구했지만, 재료·화공·의학이라는 세 가지 각도로 바라본 것이 핵심입니다.

“겉으로 보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한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를 한 거예요. 리피드 어셈블리를. 각도를 바꿔서 봤을 뿐이죠.”


난양공대는 어떻게 아시아 1위가 됐나

한국의 카이스트를 모델로 만든 학교

난양공대는 싱가포르의 이광요 수상이 카이스트를 모델로 설립한 국가 주도형 공과대학입니다. 하지만 한때는 세계 랭킹 바깥에 있던 학교였습니다.

파격적인 구조조정

노벨재단 심사위원장 출신의 볼틸 앤더슨을 총장으로 영입하고, 교수의 약 50%를 교체했습니다.

시기 변화
2007년 이전 랭킹 바깥, 티칭 스쿨 수준
2007~2010년 교수 50% 구조조정, 약 1,000명 신규 채용
현재 아시아 1~5위, AI·재료 등 다수 분야 세계 1위

“학교를 새로 만든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비결: 산학연 삼각 편대

난양공대에는 산업처가 있습니다. 대학 안에 25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 연구소(HP, 롤스로이스, BMW 등)가 입주해 있습니다.

펀딩 구조:

주체 비율 역할
정부 1 인재 양성 투자, 매년 운영비 분담
기업 1 현장 연구 과제 제시, 인재 채용
학교 1 연구 수행, 인재 교육

핵심 차이: 한국의 산학연과 달리 정부가 매년 1/3의 운영비를 지속적으로 냅니다. 초기 설립비만 내는 게 아닙니다.

기업 연구원은 교수로 임용되어 산업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연구를 정의합니다. 졸업생은 이미 기업 연구원과 함께 일했기 때문에 바로 현장에 투입 가능합니다.


AI 시대, 대학과 교수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대학: 지식 전달 → 산업 밀착형

“옛날 같은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의 교수가 유용한가? 별로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기존 대학 AI 시대 대학
지식 전달이 핵심 AI가 지식 전달을 대체
기초 연구 중심 산업 필요 연구 + 기초 연구
학과 간 벽 높음 문·이과 완벽 융합
교수가 가르침 교수가 멘토링

재미있는 사실: AI 시대에 가장 수요가 올라간 학과는 언어학입니다. AI에 접목되는 융합 학문이 다시 올라오고 있다는 뜻입니다.

교수: 티칭 → 멘토링

조남준 교수가 강조한 교수의 새로운 역할은 멘토링입니다.

“학생이 ‘현대차에서 반도체 연구를 하고 싶다’고 하면, 교수님들이 그런 경험을 해 본 교수님이 없잖아요. 무슨 멘토링을 해 주겠습니까?”

그래서 난양공대는:

  • 산업 현장 출신도 교수로 채용
  • 나이·전공 제한 없이 다양한 배경의 교수 채용
  • 정기적으로 10명씩 신규 채용하며 순환 (현재 전기공학과 120명)
  • 다양성이 혁신의 기반

AI 시대 인재상 — “Why”를 질문하는 사람

질문이 곧 경쟁력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가는 인재는 ‘Why’를 많이 말하는 사람이다.”

기존 인재상 AI 시대 인재상
정답을 빨리 찾는 사람 질문을 잘 던지는 사람
한 분야 전문가 융합적 사고를 하는 사람
안정적 경로 선택 고정관념을 깨는 도전
비슷하면 안전 유니크해야 생존

노벨상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입니다:

“노벨상을 받으려면 본인이 맞는 질문을 해야 됩니다. 질문 자체가 잘못되면 아무리 풀어도 안 됩니다.”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

조남준 교수는 의대 지원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짚었습니다.

“지금 공부하는 걸 써먹는 시점은 10년 후인데, 10년 후에도 지금 공부하는 게 쓰여질까? 그 가정 자체가 흔들릴 경우가 많다.”

의사라는 직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적이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하는 것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이 AI가 의사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 말하는 시대에, 50년 후를 가정하고 지금 선택을 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질문입니다.


변환경제 — 쓰레기를 만 배의 가치로

조남준 교수가 직접 만든 개념인 변환경제(Transformation Economy)는 기존 경제 패러다임을 뒤집습니다.

선형경제 → 순환경제 → 변환경제

패러다임 설명 한계
선형경제 자원 채취 → 생산 → 폐기 자원 고갈, 환경 오염
순환경제 (리사이클) 폐기물을 모아서 다시 같은 제품으로 수지타산이 안 맞음 (30원짜리를 80원 들여 재활용)
업사이클 폐기물로 더 비싼 제품 생산 마진이 크지 않아 산업 규모 한계
변환경제 폐기물을 차원이 다른 가치로 변환 가치가 천 배~만 배 상승

석영 → 반도체의 사례

시점 상태 가치
100년 전 그냥 돌 (석영) 거의 0
75년 전 웨이퍼로 변환 (Transform) 높음
현재 반도체 칩 (Create & Multiply) 수백조 원 산업

“100년 전에는 아무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던 모래에서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나왔습니다.”

플라스틱 → 아스피린

플라스틱을 분해(Decompose)하여 가장 작은 단위의 분자(모노머)로 만든 뒤, 이를 아스피린으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1g의 플라스틱에서 만든 아스피린의 가치는 원래의 천 배에서 만 배.

“우리가 쓰레기라고 부르는 건, 아직 용도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꽃가루 연구 — 공해에서 혁신 재료로

시작은 뉴질랜드 학생의 와인

조남준 교수의 꽃가루 연구는 우연히 시작됐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온 박사 과정 학생이 “꽃가루로 와인을 숙성시키는 방법을 배우겠다”며 연구비를 받아 출장을 갔다가, 2주 동안 와인 마시는 사진만 찍어왔습니다.

“30분 동안 자기가 친구랑 와인 먹는 사진만 쭉 보여주는 거예요. 화가 났죠.”

하지만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공대 최초의 꽃가루 재료 연구가 시작됐고, 현재 전 세계 약 2,000개 연구 그룹이 이를 따르고 있습니다.

꽃가루가 왜 대단한가

나무 한 그루에서 한 시즌에 25kg의 꽃가루가 나옵니다. 현재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공해로 취급됩니다.

하지만 꽃가루에는 놀라운 비밀이 있습니다:

“땡볕에 몇 시간, 며칠을 버티면서 안에 있는 세포를 보호하는 메커니즘이 자연히 들어 있습니다.”

이 자연의 보호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변환 형태 용도
마이크로젤 자외선 차단제 — 기존 제품보다 효과적 + 온도 하강 효과
스펀지 산업용 흡수재
실(파이버) 섬유 소재
종이(페이퍼) 피부 흡수형 약물 전달
3D 프린팅 잉크 맞춤형 약물 제조

특히 기존 자외선 차단제는 독성 화학 물질(옥소벤존 등)을 포함하고 있어 산호를 초토화시키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와이에서는 기존 자외선 차단제 사용이 금지됐을 정도입니다. 꽃가루 마이크로젤은 친환경적이면서 차단 효과도 우수합니다.


약물 전달 기술 — 꽃가루에서 항암제까지

조남준 교수의 핵심 연구는 약물을 목표 지점까지 정확히 전달하는 기술입니다.

왜 약물 전달이 중요한가

기존 방식 문제
항암제 투여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 세포도 공격 → 부작용
경구 투여 약물이 여러 곳으로 퍼짐 → 효율 낮음

“나쁜 세포만 없애야 하는데, 옆에 있는 좋은 것들도 같이 없애기 때문에 부작용이 나오는 겁니다.”

해결 방법: 세포를 흉내 내는 나노 입자

단계 설명 비유
세포막과 같은 물질로 코팅 몸이 이물질로 인식하지 않음 적진에 침투하려면 같은 군복을 입혀야
타겟팅 안테나 부착 특정 세포만 찾아감 자율주행차의 내비게이션
약물 방출 제어 조건에 맞춰 약물 전달 목적지에 도착해야 문이 열림

가장 어려운 도전은 뇌(BBB, Blood-Brain Barrier)입니다. 뇌는 보호막이 있어 약물 전달이 극도로 어렵습니다. 이 분야가 현재 연구의 최전선입니다.


한국에 대한 조언

“왜 미국하고만 비교하나?”

“사이즈도 안 맞고 시스템도 안 맞고 비교 대상이 아닌데 꼭 비교를 합니다.”

조남준 교수가 제안하는 비교 대상: 이스라엘, 대만, 싱가포르, 스위스 — 강소국들.

“기초과학이 없어서 못 하는 게 아니다”

“한국의 기초과학은 이미 성숙했습니다. 퍼스트 무브를 적용하는 것만 되면 됩니다. 융합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아에는 이미 패스트 팔로어 생태계가 완비되어 있습니다. 퍼스트 무버만 나오면 되는 구조입니다. 디커플링이 진행되면서 아시아에서도 퍼스트 무버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조남준 교수의 전망입니다.

“가정하지 마라”

“고정관념을 없애야 합니다. 절대적인 건 없습니다. 마음먹어서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는 거고, 거기서 솔루션이 계속 나올 겁니다.”


핵심 메시지 정리

주제 핵심
대학의 미래 산업 밀착형 연구 기관으로 전환
교수의 역할 지식 전달자 → 멘토, 다양한 배경 필수
AI 시대 인재 “Why”를 질문하고 융합적 사고를 하는 사람
변환경제 쓰레기는 아직 용도를 못 찾은 자원일 뿐
한국에 필요한 것 다양성 존중, 고정관념 탈피, 퍼스트 무버 도전
인생 설계 50년 후를 가정하지 말고, 꿈은 이루는 게 아니라 계속 꾸는 것

“꿈은 이루는 게 아닙니다. 하나가 이루어지면 또 다른 꿈을 꾸잖아요. 꿈은 계속 꾸는 겁니다.”


추천 도서

대학의 미래는 싱가포르에 있다

대학의 미래는 싱가포르에 있다 - 조남준 저
난양공대 15년의 경험을 담은 조남준 교수의 저서. 대학의 변화, 인재 양성, 변환경제까지 — 이 인터뷰의 내용을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난양공대(NTU)가 아시아 1위가 된 비결은 무엇인가요?

조남준 교수에 따르면, 산업체와의 밀착형 연구, 다양한 배경의 교수 채용, 학생 중심의 멘토링 시스템이 핵심입니다. 순위 바깥에서 아시아 1위에 오르기까지 약 15년이 걸렸으며, 기존 대학의 틀을 과감히 깬 것이 주요 요인입니다.

Q. 변환경제(Transformation Economy)란 무엇인가요?

변환경제는 “쓰레기라고 여겨지는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경제”를 의미합니다. 조남준 교수는 꽃가루에서 자외선 차단제, 약물 전달체, 3D 프린팅 잉크 등을 만들어낸 사례로 이 개념을 설명합니다.

Q.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은 무엇인가요?

“How(어떻게)”가 아니라 “Why(왜)”를 질문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AI가 답을 내는 시대에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능력, 분야 간 융합적 사고,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유연함이 핵심 역량이 됩니다.

Q. 한국 대학에 대한 조남준 교수의 조언은?

미국이 아닌 이스라엘, 대만, 싱가포르, 스위스 같은 강소국을 벤치마킹하라고 조언합니다. 한국의 기초과학은 이미 성숙했으며, 융합과 퍼스트 무버 도전만 이루어지면 충분히 세계적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Q. 꽃가루 연구가 왜 주목받나요?

꽃가루는 수십억 년간 진화한 자연의 보호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면 친환경 자외선 차단제(하와이에서 기존 화학 차단제 금지), 정밀 약물 전달, 3D 프린팅 소재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출처: 3프로TV 주말인터뷰 — AI 시대, 대학은 ‘이렇게’ 바뀌어야 산다 (조남준 난양공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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