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수입니다.
조선일보 베이징 특파원 이벌찬 기자가 한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중국은 로봇을 대우해 줍니다.”
완성되지 않았어도, 느려도, 실수해도 — 일단 일자리를 주고 현장에 투입합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설치의 80%가 중국에서 일어났습니다.
왜 중국은 어설픈 로봇을 그냥 팔고, 사고, 쓰는 걸까요? 그 안에 무서운 전략이 있습니다.
이 글은 언더스탠딩 채널의 이벌찬 기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 1. 숫자가 말한다 — 중국 휴머노이드의 현재
- 2. 프랑켄슈타인 전략 — 불완전해도 일단 만든다
- 3. 왜 상관없냐 — 집단 학습의 힘
- 4. 중국이 휴머노이드를 대우하는 세 가지 이유
- 5. 중국의 번개전 4공식
- 6. 중국 로봇의 한계 — 아직 뒤처지는 것
- 7. 한국은 어디 있나
- 8. 정리 — 중국이 그리는 미래
- 참고 자료
1. 숫자가 말한다 — 중국 휴머노이드의 현재
글로벌 시장 장악 현황
| 지표 | 수치 |
|---|---|
| 2024년 글로벌 설치 중 중국 비중 | 80% |
| 전 세계 66개 모델 중 중국산 | 61% |
| 2025년 전 세계 예상 출하량 | ~5만 대 |
| 이 중 중국 예상 출하량 | 2만 8,000대 (절반 이상) |
| 글로벌 시장 전망 (모건스탠리) | 380억 달러 (약 55조 원) |
모건스탠리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전망치를 6배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AI가 빠르게 발전했고, 중국이 너무 빨리 배치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중국 10대 휴머노이드 기업
이벌찬 기자가 정리한 주목해야 할 중국 기업 10곳입니다.
| 순위 | 기업 | 한 줄 특징 | 상장 현황 |
|---|---|---|---|
| 1 | 유니트리 (Unitree) | 휴머노이드 ‘몸’ 하드웨어 1인자 | IPO 준비 중 (중국 A주, 기업가치 ~7조 원) |
| 2 | 유비테크 (UBTECH) | 중국 산업용 휴머노이드의 아버지 | 홍콩 거래소 상장 (9880.HK) |
| 3 | 애지봇 (Agibot) | 화웨이 천재 소년의 로봇 회사 | 우회상장 추진 중 (스완코 인수) |
| 4 | X펑 (XPENG) | 자동차와 로봇 하이브리드 | 뉴욕 (XPEV) · 홍콩 (9868.HK) 상장 |
| 5 | 로봇에라 (ROBOTERA) | 칭화대에서 탄생한 마라톤러너 | 비상장 |
| 6 | 퓨리에 (Fourier) | 휴머노이드 연구·교육 플랫폼 강자 | 비상장 |
| 7 | 갤봇 (GALBOT) | 바퀴 달린 휴머노이드, 상업화 속도 우위 | 비상장 |
| 8 | 딥로보틱스 (DeepRobotics) | 로봇 관절·지형 대응 알고리즘 강자 | 비상장 |
| 9 | 러쥐로봇 (Leju Robotics) | 저가형 휴머노이드의 강자 | 비상장 |
| 10 | 엔진AI (EngineAI) | 1년 만에 3종 모델 연속 공개한 신흥 강자 | 비상장 |
2024년 실제 출하량 기준 상위 3곳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업 | 2024년 출하량 | 비고 |
|---|---|---|
| 애지봇 (Agibot) | 5,500대 | 전 세계 물량 1위 |
| 유니트리 (Unitree) | 4,000대 | 가격 경쟁력 |
| 유비테크 (UBTECH) | 1,000대 | 2012년 창립, 업계 원조 |
애지봇의 CEO는 32살입니다. 2023년 2월에 회사를 세우고, 같은 해 8월 첫 모델, 그 다음해 3월 신제품, 8월 또 신제품. 완성도보다 속도를 택했습니다.
2. 프랑켄슈타인 전략 — 불완전해도 일단 만든다
이벌찬 기자는 중국의 방식을 “프랑켄슈타인 스타일”이라고 불렀습니다.
1818년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미친 과학자는 이미 완성된 두뇌(AI)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걸 담을 몸이 불완전했습니다. 고민 끝에 그냥 불완전한 몸에 영혼을 담았고 — 실패했습니다.
중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하고 있습니다. 불완전한 채로 찍어내고, 현장에 투입합니다.
지금 중국 로봇이 실제로 하는 일
베이징 공장 현장을 직접 취재한 기자의 증언입니다.
- 부품 상자 들어서 옮기기
- 지정된 위치에 쌓기
- 물건 분류하기
정밀 작업은 못 합니다. 한 번에 세 가지 지시도 못 받습니다. “여기 있는 거 여기다 넣어” — 이것 하나만 하루 종일 합니다.
그런데도 투입합니다.
“나라면 저 친구가 진짜 사람일 경우 채용하지 않았을 텐데…” — 이벌찬 기자, 베이징 현장에서
느리고, 둔탁하고, 실수도 합니다. 그런데 중국은 상관없다고 합니다.
3. 왜 상관없냐 — 집단 학습의 힘
여기서 핵심 논리가 등장합니다.
로봇은 집단 학습이 가능합니다.
50대의 로봇이 동시에 일을 하고 있을 때, 그 중 한 대가 가장 효율적인 동작을 터득하면 — 그 ‘뇌’를 나머지 49대가 즉시 공유합니다. 한 명이 배우면 전원이 업그레이드됩니다.
이게 인간 노동자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입니다.
데이터 공장
에지봇은 건물 전체를 데이터 공장으로 운영합니다. 수십 대의 로봇이 이불 개기, 주전자 물 따르기, 뛰기 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스스로 최적 동작을 찾아냅니다.
과거 방식(룰베이스)은 인간이 동작 하나하나를 점 찍듯이 입력해 줬습니다. 뷔페에서 국수 말아주는 로봇이 그겁니다. 정해진 것만 합니다.
지금 중국이 하는 방식은 다릅니다. 끊임없이 다양한 동작을 반복시키고,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지점을 스스로 찾게 합니다.
4. 중국이 휴머노이드를 대우하는 세 가지 이유
이벌찬 기자의 분석입니다. 청년 실업률이 20%에 가깝고, 사람도 충분한데 왜 중국은 어설픈 로봇에 돈을 쏟아붓는 걸까요?
이유 ① 인구 위기 대응
중국 2024년 신생아 수: 700만 명대
처음으로 연간 천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게 2년 전이었고, 지금은 그보다 더 줄었습니다. 중국 기자들이 한국에 와서 출산율을 취재해 갑니다.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제조업 노동력이 줄어드는 미래를 대비해, 지금부터 로봇을 키우는 겁니다. 일론 머스크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미래에 인간 대 로봇 비율이 1대 1, 나아가 1대 2가 될 것이라고.
이유 ② 사회 안정
코로나 봉쇄 3년 동안 중국은 AI 카메라로 14억 인구를 관리했습니다. 그리고 확인했습니다. 기술로 사회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순찰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편의점 로봇이 익숙해지면 순찰 로봇도 익숙해집니다. 스프링 페스티벌(춘재) 갈라쇼에 로봇 할머니가 나온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7억 명이 보는 춘재 갈라쇼에 로봇이 할머니 분장을 하고 등장했습니다.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여러분의 이웃으로 들어갑니다.”
8살 아이들과 쿵후 합을 맞춘 로봇 영상이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연습을 따로따로 하고 마지막에만 합을 맞췄다고 합니다.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국가가 의도적으로 내보낸 겁니다.
이유 ③ 기술 초격차 + 군사력
휴머노이드 로봇은 AI, 배터리, 정밀 기계, 센서 —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모두 집약된 최종 상품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이 필요한 곳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전쟁터입니다. 공장에서는 바퀴로 움직여도 됩니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총을 쏘고 달리려면 인간형이어야 합니다.
5. 중국의 번개전 4공식
이벌찬 기자가 정리한 중국 휴머노이드 전략의 핵심입니다.
① 빠른 상용화
완벽함보다 속도. 불완전해도 일단 현장에 투입하고, 실패하면서 배웁니다. 테슬라 자율주행이 처음엔 어설펐지만 수백만 대의 주행 데이터로 발전한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넘어지는 로봇을 비웃을 필요가 없다. 쟤네는 마음껏 넘어질 수 있다는 자유가 있는 겁니다.”
② 초고속 공급망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시제품 제작 기간: 이틀.
선전 난산구에는 7만 개의 로봇 부품 회사가 모여 있습니다. 중국 전역 로봇 산업 단지 22개 → 40개로 확장 중입니다.
여기에 결정적인 한방이 있습니다.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급망 중복률이 70%입니다. 중국은 이미 전기차에서 세계 1위입니다. 그 공급망을 그대로 로봇에 가져다 쓰면 됩니다.
중국산 부품을 전혀 안 쓰고 휴머노이드를 만들면 원가가 2.8배가 됩니다. 이게 가격 경쟁에서 중국이 결국 앞설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 항목 | 중국 자급률 |
|---|---|
| 배터리 | CATL 전 세계 1위 |
| 감속기·서보모터 | 일본 독점 → 중국으로 이전 중 |
| 센서·라이다 | 중국 원래 강점 |
| 전체 부품 자급률 | 80~90% |
③ 짧은 신제품 주기
에지봇의 신제품 출시 주기: 6개월. 불완전한 제품을 내고, 시장에서 피드백을 받고, 빠르게 업그레이드합니다.
샤오펑(전기차 회사)이 2023년에 출시한 로봇은 앙증맞고 어설팠습니다. 2024년 11월, 같은 회사에서 뒤에서 보면 진짜 사람처럼 걷는 로봇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로봇임을 증명하기 위해 직접 피부를 잘라서 보여줬습니다.
2년 만에 이 변화입니다.
④ 조별 과제 문화 (팀 차이나)
미국은 오픈AI, 엔비디아, 테슬라 — 빅테크가 각자 경쟁하며 기술을 발전시킵니다.
중국은 다릅니다. 국가 + 대기업 + 천재들이 한 팀으로 움직입니다.
- 정부가 인재를 대학과 연계해 기업에 공급
- BYD, 화웨이 같은 대기업이 로봇 회사에 투자
- 데이터를 기업 간 공유하는 국가 주도 플랫폼
2023년 유비테크가 중국 상위 10개 휴머노이드 기업을 모아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공동 공유하는 체제를 만들었습니다. 경쟁사끼리 데이터를 나눕니다. 국가가 그렇게 하도록 판을 짰기 때문입니다.
6. 중국 로봇의 한계 — 아직 뒤처지는 것
AI 두뇌 (자율성)
경쟁의 세 가지 기준은 가격, 자율(AI), 현장 투입입니다. 중국은 가격과 현장에서 앞서고 있지만, AI 두뇌는 아직 미국에 뒤집니다.
엔드-투-엔드 AI 기술에서 미국이 앞서가고 있고, 이게 로봇이 “알아서 판단하는” 능력의 차이로 나타납니다. 중국 로봇 대부분은 아직 룰베이스 — 정해진 시나리오 안에서만 움직입니다.
탑재 중량
| 로봇 | 최대 탑재 중량 |
|---|---|
| 아틀라스 (보스턴 다이나믹스) | 50kg |
| 옵티머스 (테슬라) | 20kg |
| 유니트리 H2 (중국) | 15kg 내외 |
힘에서도 미국·한국 제품에 밀립니다.
그러나 격차는 줄고 있다
딥시크가 그랬습니다. 갑자기 등장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중국은 언제나 기술 도약(leapfrog)을 해 왔습니다.
내연기관 건너뛰고 전기차, 신용카드 건너뛰고 모바일 결제, 유선 인터넷 건너뛰고 5G. 중국에게 단계를 밟는 것은 불필요한 일입니다.
7. 한국은 어디 있나
이벌찬 기자의 평가입니다.
| 티어 | 국가/기업 |
|---|---|
| 1티어 | 미국, 중국 |
| 2티어 | 한국 |
한국이 잘할 수 있는 조건은 갖췄습니다. HD현대 아틀라스, 반도체, 정밀 제조. 중국을 제외하고 제조업 기반과 생태계를 갖춘 나라는 한국과 일본 정도입니다. 일본은 너무 완벽주의적인 룰베이스로 가다가 뒷걸음질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야성입니다.
“예전에 한국이 잘하던 거잖아요. 대충 만들어서 욕 먹더라도 그냥 해. 그거였는데… 우리는 요즘 그 야성이 너무 죽은 거 아닌가.”
리스크를 얼마나 수용할 것인가. 어설픈 로봇을 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사회가 용인할 것인가. 자율주행이 사고를 내도 계속 달리게 할 것인가.
중국은 이 질문에 이미 답했습니다.
8. 정리 — 중국이 그리는 미래
중국이 천재와 로봇, 두 집단을 특별 대우하고 있다는 이벌찬 기자의 말이 계속 귀에 맴돕니다.
천재와 로봇으로 구성된 국가.
7억 명이 보는 춘재 갈라쇼에서 로봇이 할머니 옷을 입고 등장하고, 8살 아이와 쿵후 합을 맞추고, 편의점에서 물건을 집어주는 것 — 이 모든 게 국가가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여러분의 이웃이 됩니다.”
프랑켄슈타인은 불완전한 몸에 영혼을 담다가 실패했습니다. 중국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건지, 아니면 데이터와 집단 학습으로 그 괴물을 완성시키는 건지 — 우리가 지켜봐야 할 이유입니다.
이상, 수수였습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주세요!